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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사례 Hapax
  • 윤인선
  • 2017.07.12 ~ 2017.08.13
  • 2전시장
​윤인선_부피를 잃은 은혜 Flat Grace #2_digital print_40x4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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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선_납작한 은혜 Flat Grace -3_digital print_40x17cm_2017 윤인선_납작한 은혜 Flat Grace #1-2_digital print_40x23, 40x19cm_2017 윤인선_도착하는 거주지 Unsettled Settlement -1_digital print_60ⅹ60cm_2016 윤인선_도착하는 대답 Arriving Answers #1_digital print_30ⅹ39cm_2016 윤인선_밝은 방 실험 Studies on Origin_digital print_30×36.5cm_2015
윤인선_소용없는 회상 Useless Flashback #1-2_digital print_42x30, 30x30cm_2016 small 윤인선_유일한 사례 Hapax 전시전경 01 small 윤인선_유일한 사례 Hapax 전시전경 02 small 윤인선_유일한 사례 Hapax 전시전경 04 small 윤인선_심연의 실험 Studies on Abyss #1-2_digital print_18ⅹ25.5cm_2015 윤인선_작동하지 않는 투명성 Discontinued Transparency (detail)_mixed media_variable size_2017 01 small
윤인선_작동하지 않는 투명성 Discontinued Transparency (detail)_mixed media_variable size_2017 02 small 윤인선_작동하지 않는 투명성 Discontinued Transparency_mixed media_variable size_2017 small Gallery3_윤인선_전시모습 Gallery3_윤인선_전시모습 Gallery3_윤인선_전시모습 Gallery3_윤인선_전시모습
  • ​윤인선_부피를 잃은 은혜 Flat Grace #2_digital print_40x4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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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인선_부피를 잃은 은혜 Flat Grace #2_digital print_40x40cm_2017


  • 윤인선_납작한 은혜 Flat Grace -3_digital print_40x17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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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선_납작한 은혜 Flat Grace #1-2_digital print_40x23, 40x19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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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선_도착하는 거주지 Unsettled Settlement -1_digital print_60ⅹ60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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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선_도착하는 대답 Arriving Answers #1_digital print_30ⅹ39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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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선_밝은 방 실험 Studies on Origin_digital print_30×36.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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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선_소용없는 회상 Useless Flashback #1-2_digital print_42x30, 30x30cm_2016 sm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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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선_심연의 실험 Studies on Abyss #1-2_digital print_18ⅹ25.5cm_2015
    윤인선_심연의 실험 Studies on Abyss #1-2_digital print_18ⅹ25.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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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선 Julie Insun Youn

학력
2017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phD in Fine Art
2011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MFA in Studio Art
2010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MA in Art
2005 홍익대학교 회화과 BFA in Painting
2005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BA in Art Studies

레지던시
2016 인천아트플랫폼 7기 입주작가
201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

개인전 & 2인전
2017 “유일한 사례 Hapax” 갤러리 밈, 서울
2017 “사라짐 속에서 돌출하는 것 Re-Surrection” KAIST Research & Art Gallery, 서울
2017 “발명된 나타남 Invented Epiphany” 이브갤러리, 서울
2016 “청천벽력 Out of the Blue”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6 “후광, 눈물, 연기 Halo, Tears, Smoke” Cafe Tolix, 서울
2016 “기적, 텔레파시, 잔여물 Miracle, Telepathy, Leftovers”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5 “구름이 덮였을 때: 심연과 잔해에 관한 에세이 Shrouded in Clouds: An Essay on Origin and
Abyss” 갤러리 보는, 서울
2014 “견딜만한 진부함에 대하여 Banality Studies” FIN Cafe, 서울
2013 “희박한 이름 Fleeting Names” (x 이장욱 시인) Takeout Drawing, 서울
2011 “Beyond Surface” (x Bobbette Rose) Overture Center for the Arts, Madison, WI, USA
2011 “Poetics of the Nameless” 7th Floor Gallery, Madison, WI, USA
2011 “Torture of Meaningless” Theater Gallery, Madison, WI, USA
2010 “Studies on Presence” Lucent Room Studio, Madison, WI, USA
2010 “Public Art New Hero Fly in Heyri” (x 주도양) 갤러리 모아, 파주
2008 “낮에 꾸는 꿈 Daydreaming” 갤러리 도스, 서울
2007 “하품 Yawn: In Sight, But Out of Mind” 갤러리 아이, 서울
2007 “외출의 의무 Home Alone” 갤러리 담, 서울

기획 & 단체전
2017 “유니온 아트페어 Union Art Fair” 인사1길, 서울
2017 “걷는 미래 Walking Future”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7 “2016 SeMA 신소장품 選”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서울
2017 “2016 플랫폼 아티스트”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7 “BUY ART” Art & Space 312, 서울
2017 “담주국제비엔날레”, 담주국제전시장, 담주, 중국
2016 “아트 에디션 2016” KINTEX 제1전시장, 고양
2016 “아시아 아트 하이웨이”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6 “유니온 아트페어 Union Art Fair” 복합문화공간 NEMO, 서울
“Bon Bon Bridge” 봉봉방앗간 & 콘크리트 플랫폼, 강릉
2016 “Sensible Reality” 창작공간 페스티벌,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
2016 “Wet Paint”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6 “도큐멘트 10년의 흔적, 10년의 미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6 “The First: Beyond the Frontier” 포트폴리오 박람회 선정작가전, 서울예술재단, 서울
2016 “Hybrid: 새로운 시각”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2 “무한급수” 57th 갤러리, 서울
2010 “Triple Crown” Art Lofts Gallery, Madison, WI, USA
2010 “15 Seconds” Art Lofts Gallery, Madison, WI, USA
2009 “It's My First Time” 7th Floor Gallery, Madison, WI, USA
2008 “In and Out” Commonwealth Gallery, Madison, WI, USA
2008 “New Kids on the Block” Project Lodge, Madison, WI, USA

수상
2016 포트폴리오 박람회 평면부문 최우수상, 서울예술재단, 서울
2011 Overture Center for the Arts 선정작가, Madison, WI, USA
2008 월간 Public Art 선정작가, 서울
2004 제29회 홍익대 학예술상 소설부문 최우수상, 서울

소장
2016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강의
2017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미술실기 1”, 서울
2016 신광여자고등학교 차오름교실 “일상과 창작”, 서울
2015 홍익대학교 회화과 “회화 1”, 서울
2014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드로잉 2”, 서울
2014 홍익대학교 회화과 “기초회화”, 서울
2013-2014 Global Christian Foreign School (GCFS) “Art”, 서울
2013 동국대학교 “초청작가세미나”, 서울
2013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드로잉과 사고”, 서울
2012-2015 세화여자고등학교 1인2기 특성화교육 “회화”, 서울

연구
2015 한국예술종합학교 융복합창작워크샵 공동연구위원, 서울



​작가노트

기적, 텔레파시, 잔여물

진부한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밤의 가시성
의식의 정전상태에서 임박하는 에덴
유령적인 이미지,
투명한 사태
나타날 수 없는 것의 나타남.


나에게 예술은 언제나 일상의 진부함 가운데 시적 순간, 비언어적인 틈, 그리고 비일상을 기입하려는 시도였다. 10여 년간‘블러(blur)', 즉 아웃오브포커스(out-of-focus)의 사진 이미지를 재현하는 유화 작업을 이어가던 나는 <희박한 이름 (Fleeting Names, 2013)>를 계기로 탈회화적인 시도와 구성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회화 작업의 동력이었던 블러가 ‘재현의 불가능성’을 지칭하는 유일한 회화적 표상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미 ‘탈회화’로 향하는 어떤 수식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구름이 덮였을 때: 기원과 심연에 관한 에세이 (Shrouded in Clouds: An Essay on Origin and Abyss, 2015)>를 기점으로 그래픽과 설치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회화 이후의 회화(post-painting)’라고 명명한 이 작업은 스트라이프(stripe) 패턴을 중첩시키는 행위의 반복(layering)을 통해 회화의 매체와 재현을 해체하는 시도이다.‘흐린 풍경(blur-painting)'작업이 가시성에 비가시성을 기입하는 ‘비틀거리는 재현’을 수행했다면, 포스트페인팅 작업은 여기서 더 나아가 회화로부터의 ‘거리두기’와 ‘재현으로부터의 이탈’을 감행한다. 이를 통해 조명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심연’이 나타나며 사라지는 장소로서의 회화이다.

<기적, 텔레파시, 잔여물 (Miracle, Telepathy, Leftovers, 2016)>과 <청천벽력 (Out of the Blue, 2016)>은 보다 적극적인 스트라이프의 반복과 확장을 시각화한 전시들로, 주변성과 장식성을 특징으로 하던 스트라이프 패턴이 작품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어떤 ‘결핍의 경험’과 ‘무의 상황’을 연출하고자 했다. 또한 나는 문학적 코드가 담긴 텍스트를 제목으로 첨부하여 또 다른 상상의 균열을 일으키고 싶 었다. <서로 입 맞추는 코라 (Kissing Khôra)>, <알수 없는 문전성시 (Unknown Popularity)>와 <무기력 한 애드리브 (Helpless Improvisation)>는 유리, 아크릴, 금속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평면에 머무르던 레이어들을 공간으로 호출하는 입체 조형물 작업이다. <소용없는 회상 (Useless Flashback)>, <나타나는 회화 (Appearing Painting)>, <밝은 방 실험 (Studies on Origin)>, 그리고 <심연의 실험 Studies on Abyss> 연작은 모두 디지털 드로잉 작업으로, 회화의 진리로서의 심연과 언어화할 수 없는 회화의 휘광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의 작업은 회화에서 다른 매체로의 이탈, 평면에서 공간으로의 이탈, 그리고 재현과 환영주의로부터의 이탈, 이론이 회화에 덧씌운 규정으로부터의 이탈 등 다양한 의미에서의 ‘탈회화’를 시도한다. 스트라이프는 회화로부터의 단절, 혹은 회화의 혁신을 주도하는‘탈회화’운동의 도구로서, 회화에서 환영주의의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닫힌 것(동일성)과 열린 것(타자성)의 반복적 병치를 가능하게 한다.

낭시(Jean-Luc Nancy)에 의하면 회화는 넘쳐나는‘휘광', 즉 보이지 않고 절대로 볼 수 없는 순수한 나타남'의 가능성이다. 낭시에게 회화는 이미지의 통로, 회화라는 사건의 지나감일 뿐인 것이다. 회화 작품 앞에서 시인 발레리(Paul Valéry)는 탄식한다.“이토록 단명하는 불멸성이라니!”

포스트페인팅은‘낯선 모습으로 돌아온 회화의 잉여물, 회화에서 분열된 거짓말, 혹은 회화를 향한 영원한 그리움'이다.



평론가 임연

윤인선 작가는 2015년부터 컴퓨터 제어체계를 사용하여 스트라이프를 직조한 이미지로 평면 혹은 설치 그래픽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십여 년간 줄곧 페인팅 작업으로 일관하 던 작가의 이력에서 갑작스러운 변화였다. 그 변화는 회화라는 매체에 대한 근본적인 모색에 서부터 시작되었고, 새로운 회화에 대한 대안으로 작가는 스트라이프 모티프를 선택하여 다양 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스트라이프 회화 미술사를 살펴보면 스트라이프 회화는 회화라는 매체에 대한 새로운 출구를 찾기 위한 탐색의 결과로 특히 60, 70년대 미국과 프랑스에서 대거 등장했다. 회화에 있어 ‘그리기’를 부정하고 해체하여, 종말을 고했던 회화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려 했던 움직임이었다. 뉴욕에서 는 1964년 전시를 계기로 대두된 Frank Stella의 ‘Post-painterly 추상’, 스트라이프와 그리 드를 사용하여 회화 자체로 돌아가자며 회화의 복원을 추구했던 Robert Ryman, Agnes Martin, Brice Marden 등등, 그 시대 많은 작품에서 유사한 패턴을 찾아볼 수 있다. 윤인선 작가가 본인 작품을 ‘포스트 페인팅 Post-Painting’이라고 명명한 것을 보더라도 회화 작업에 대한 그들과 같은 맥락의 탐색과 고민을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1967년 결성된 ‘BMPT’ 그룹의 Daniel Buren, Olivier Mosset, Michel Parmentier, Niele Toroni 네 작가들의 작품들은 조형적으로 가장 단순한 모티프를 선택, 반 복 사용하여 회화에서 환영주의를 거부하고 작가의 개성을 배제한 그래픽과 같은 익명성을 추 구한 새로운 회화를 제작하였다. 그 중 다니엘 뷔랑은 오로지 8.7cm 너비의 수직 줄무늬 작 업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로, 몰개성적이고 익명적인 윤인선 작가의 과도기적 그래픽 작품의 조형성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윤인선 작가는 또한 평면 회화에서 나아가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공간을 운영하려는 다양한 전 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 또한 다니엘 뷔랑이 틀이 없는 줄무늬 캔버스 천을 줄줄이 널 어 전시하고, 미술관을 박차고 나가 자신의 스트라이프 간판을 등에 지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나아가 돛단배의 닻을 제작하였듯이 틀에 박힌 회화의 구성요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던 점 과 유사하다. 이러한 문제는 1970년 파리 근대시립 미술관에서 개최된 “Support-Surface”라 는 전시회를 계기로 프랑스에서 결성된 쉬포르-쉬르파스 작가들의 작품들의 작품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들은 회화라는 영역에서 획일화된 물질적 구성요소, 표면과 틀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유로운 화폭을 전개하며 회화의 복권을 성사시켰던 프랑스 현대미술 운동 이었다.
가령 미국 스텔라의 스트라이프 회화는 그것을 하나의 사물로 취급하려는 즉물주의(卽物主義) 적 특성을 보이는데 반해 미술전통이 뿌리 깊은 프랑스 작가들은 회화 자체를 결코 부인하지 않으면서 환영성에 대한 회의를 표현하고 회화가 사다리나 창문과 같은 매개체가 아니라 그 자체임을, 회화의 실체를 새롭게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윤인선 작가의 스트라
이프 패턴은 프랑스 작가들의 그것과 같은 맥락이다.
눈멂, 선 그래픽이란 그리스어 그라파인(graphein)에서 나온 ‘쓰다’라는 의미로 그래픽 작업은 일종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회화의 기원을 알려주는 유명한 고사, 기원전 6세기 고대 디뷰타 드의 이야기가 있다. 이별하기 직전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기록해서 간직하기 위해 그의 그림 자의 선을 따라 연인의 형상을 그려나간 것이 회화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는 이야기. 그러한 점에서 선을 긋는 행위는 그를 기억하고자 하는 일종의 그래픽 작업이다. 그림이란 흔적의 기 록인 것이다.
데리다는 이를 ‘눈멂’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림자의 선을 따라 그려나갈 때 사랑하는 이를 마주볼 수 없다는 이 눈멂이 그림의 기원이라는 것. 윤인선 작가의 스트라이프는 그러한 선을 은유하는 그것이다. 작가에게도 회화 작업은 대상의 표현이 아니라 흔적의 표현이다. 작가에 의해 선택된 원본의 이미지는 컴퓨터 그래픽의 중첩과 블랜딩 작업을 통해 점차 멀어져 다른 새로운 하나의 기호가 되고 그것은 무작위적인 최종적 이미지를 얻기 위해 반복적인 작업을 거듭한 후 최소한의 흔적으로 남는다. 그것은 ‘즐거운 우연’을 만들기 위한 구실일 뿐이며 삭 제되지 않았으나 스트라이프로 지워진 흔적, 현전이면서 부재의 이미지, 흔적과 차이의 표현 이다. 사실 십여 년간 작가가 이어왔던 페인팅 작업도 최근작업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아니 다. 구상적인 회화 작업에서도 작가는 대상을 명확하게 표현하기보다 희미한 흔적처럼 흐트러 진 이미지를 그려왔다. “재현의 부재를 증명한다”는 이브 클랭의 IKB 모노크롬 회화와도 같이 시선을 가리고 멀게 하는 희미한 이미지. 작가가 선택한 원본의 대상은 그 흔적만 남아 작가 의 기억 속에서만 표류한다. 관객들을 그 현전의 흔적, ‘현전과 부재 사이의 직조(데리다)’된 스트라이프 그래픽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윤인선의 스트라이프 그래픽 작품은 그림자를 따라 그리던 선, 회화의 기원으로 거 슬러 올라가는 그 눈멂의 선, 선으로만 남은 원본의 흔적 그 기록(그래픽)인 것이다. 2015년 첫 그래픽 전시 <구름이 덮였을 때: 기원과 심연에 관한 에세이>라는 타이틀에서 회화의 기원 에 대한 작가의 탐색이 엿보인다.
그런데 작가는 거기에 더해 완성 작품의 이미지를 위반하는 언어들, ‘알 수 없는 문전성시’, ‘소용없는 회상’, ‘서로 입맞추는 코라’ 등 다분히 시적인 타이틀을 통해 이중의 눈멂 놀이 를 하고 있다. 흔적으로만 남은 선들을 통해 그리고 그로부터 어떠한 지시성도 찾을 수 없는 텍 스트들을 통해 우리는 원본으로부터 또 한 번 멀어진다. 2013년 <희박한 이름>이라는 전시회 에서 작가는 시인 이장욱과의 공동작업을 한바 있는데, 그녀는 이를 통해 이미지와 텍스트 간 에 이중적 놀이에 관해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듯하다.
‘시’라는 매체 즉 일반적인 언어처럼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기호가 아닌 ‘사물이 된 단어들(사
르트르)’과 ‘재현을 와해시키고 비재현을 재현(작가 노트)’하는 이미지, 시각적인 것과 언어적 인 것,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보여지는 것과 말하여지는 것 등등.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처럼... 당신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