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M'cube

김명준

M’cube는 새로움에 대한 열정으로 실험적 영역을 탐구하고 그 한계에 도전하는 영아티스트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Kim Myeongjun 김명준

김명준, Kim Myeongjun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목원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개인전

2025 정적 위의 진동, 갤러리밈, 서울

2024 불규칙한 요동 균일한 파동, 공주문화예술촌, 공주

2023 크리티컬 평화, 스페이스 테미, 대전

2021 부유하는 판타지, 플랜에이, 대전


단체전
2024 불편한 동거, 노은아트 리브로 갤러리, 대전

          기억과 시간의 교차점, 공주문화예술촌, 공주

          사물이 빛날 때 풍경에서 환영까지, 공주문화예술촌, 공주

2023 아름다운 동행, 대전복합터미널 dtc 갤러리, 대전

          뒤섞이거나 숨겨지거나, 테미오래, 대전

2022 끝없이 조각, 아트스페이스128, 대전

          덤덤한 소란- 김명준·정유빈 2인전, 갤러리밈, 서울

          얇은 틈과 불투명한 표면, 갤러리쉬갈, 공주

          채널링, 갤러리에이블, 세종

2021 VICE VERSA, 이미정갤러리, 공주

          어떤 곳도 아닌 곳, 대전 예술가의 집, 대전

          촤르르르르, ~숏! 쾅쾅, 테미오래 상상의 집, 대전

2020 조각오류 Piece Error, 모리스 갤러리, 대전

          이미지 컴포지션, 갤러리쉬갈, 공주

          시각 시각, 미룸갤러리, 대전

2019 대전청년작가지원전 : start2019, 대전복합터미널 dtc갤러리, d2갤러리, 대전

          dYap2019 (dtc Young Artist Project 2019), 대전복합터미널 dtc갤러리, 대전

 

레지던시

2024 공주문화예술촌

 

 

 

 


작가노트




정적 위의 진동

The Vibration on Stillness

 

 

불이 꺼진 자리엔 여전히 무언가가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재로 가라앉은 흔적이기도 하고, 시야 너머로 번지는 미세한 떨림이기도 합니다. 나는 바로 그 잔상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겉으로는 정지해 있는 듯 보이지만, 그 표면 아래 미묘하게 일렁이는 감각들—이번 전시 **《정적 위의 진동》**은 그런 감각들을 회화적으로 붙잡아보려는 시도입니다.

 

작업의 출발점은 실제 재해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을 직접적으로 재현하거나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난 후, 그 사건이 남긴 정신의 결, 균열, 틈 같은 것들에 더 마음이 갔습니다. 불에 타버린 나무, 사라진 빛, 그리고 그 틈에서 느껴지는 어떤 생의 가능성들. 나에게 이 장면들은 단순한 자연의 파괴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이 열리는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불꽃, 별빛, 번개, 나무—이 상징들은 반복적으로 제 작업에 등장합니다. 불은 파괴의 이미지지만 동시에 어떤 생명의 언어이고, 별은 무질서 속에서도 질서를 만들어내는 하나의 리듬처럼 다가옵니다. 나무는 중심이자 통로입니다. 그 몸체를 따라 화면 위에 선을 긋는 과정을 통해, 나는 감각의 층위를 쌓아올립니다. 그려내는 시간 동안, 화면은 점점 고요해지고 동시에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이 고요한 진동을 믿습니다. 화면 전체를 뒤덮는 푸른 톤의 결들은 물처럼 흐르고, 그 위를 유영하듯 떠다니는 불꽃들은 어떤 비물질적인 감각을 환기시킵니다. 그것은 파멸 이후에야 도달할 수 있는 감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무는 타오르지만, 그 안에서 별이 자라고, 재 속에는 또 다른 우주가 숨어 있습니다. 이중의 세계, 파괴와 생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장면을 그리는 것이 지금의 제 회화가 도달한 하나의 태도입니다.

 

**《정적 위의 진동》**은 결국 질문입니다. 정말 이 세계는 고요할까요? 혹은 우리가 보지 못한 진동으로 이미 요동치고 있는 걸까요? 그 떨림을 감각할 수 있다면, 그 순간 우리는 조금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2022 덤덤한 소란- 김명준·정유빈 2인전

나는 불안 속에서 산다. 세상의 어떠한 것도 통제될 수 없는 세상이 올까 봐, 최소한 나 스스로에게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생각 때문이다. 작업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과거부터 흥미롭게 여겼던 일들, 예를 들면 수족관을 만들고 생태계를 구축했던 일, 잔디에 약을 치고 소나무의 모양을 철사로 잡아 만드는 과정들을 보는 것, 동물원의 동물을 보며 지배의 욕구를 느낀 것,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들을 통해 내가 불안을 해소했던 것처럼 캔버스 안의 세상을 내가 정복하고 싶다는 갈망에서 말이다.

요즘 들어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엔 도저히 통제되지 않는 전쟁, 환경오염과 이로 인한 재해에 관한 영상이 자주 올라온다. 이런 뉴스나 다큐멘터리, 시사 프로그램을 접했을 때 자연과 인류 서로를 정복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공존의 가치를 무시하며 살아온 대가를 에어컨이 틀어진 방구석에서 배달음식을 먹으며 마주하게 된다. 더욱 불안과 가까워진다.

작품 속 재난들은 멀리서 바라보면 폭죽놀이처럼 아름다워 보일지 모른다. 내가 방구석에서 단순히 재미를 위해 동영상을 시청하며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이처럼 우리는 안전한 장소에 발을 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세상은 변화의 중심에 있다.

나의 작품 속 재난들은 멀리서 바라보면 폭죽놀이처럼 아름다워 보일지 모른다. 내가 방구석에서 단순히 재미를 위해 동영상을 시청하며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이처럼 우리는 안전한 장소에 발을 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는 관람자들이 캔버스 안 구축된 사건을 아름답게만 바라보지 않고 직면하고 있다는 상상을 하길 바란다. 풍경을 산책하며 그저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이미 사건 안에 있으며 통제할 수 없는 힘을 느끼길 원한다.

이미지를 마음대로 정제하고 그것을 다시 자유롭게 배치하는 통제의 과정은 나 자신도 사건들을 촉발하는 것에 일조하였다는 죄책감을 희석해 주는 돌파구가 되는 듯하다. 동시대를 진단하는 일에 있어서 예술가들은,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세상을 혁명할 수 있는 큰 힘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나의 작업 행위 하나하나로부터 출발해 세상이 아주 조금씩은 바뀌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작업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SELECTED WORK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