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이야기
Oh Eunmi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오은미
개인전
2012 누군가의 이야기 (부평아트센터 갤러리꽃누리, 인천)
2010 거짓소통 (두루아트스페이스, 서울)
2009 날(널)보러와요-개인주의展 (스페이스빔, 인천)
그룹전
2022 누군가의 단면 (갤러리스페이스앤, 인천) 외 30여회
작품 소장처
인천문화재단 (거짓소통, 2011, acrylic on canvas, 120x120cm)
작가노트
불안정한 관계에 대한 사유
사람들은 단순하지 않은 사회구조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만남을 마주하며 무수한 관계를 맺는다. 얇은 일회성 관계뿐 아니라, 평범하고 안온하다 여겼던 관계도 어느 순간 불안정하게 느끼며 내적불안과 상실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위장하며 무기력하고 무감각한 태도로 상대를 대하는 ‘거짓소통’으로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로 인해 또다시 상실감을 가지는 심리적 파행을 되풀이한다.
모순적 안정감과 우울한 해학
관계 속에서 알 수 없는 상실감을 느낀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출발하여, 사람들이 불안정한 관계 속에서 겪는 내적불안을 시각적으로 형상화 하게 되었다. 불안정한 관계를 통해 공허함을 느끼는 내면상태를 필연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며 관찰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중적인 감정을 발견하게 되었다. 비어있는 듯한 관계에 염증을 느끼고 상대를 불신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안도감을 느끼는 모순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은 감정상태를 ‘모순적 안정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역설적인 현상을 부정적 시선보다는 깊은 공감과 연민을 바탕으로 한 태도로 바라보게 되었고, 이를 기반삼아 공허한 관계와 불안한 내면을 우울하지만 해학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 하였다.
불안한 내면의 시각적 형상화: 그로테스크하고 왜곡된 인간형상, 공허한 가상공간
사람들의 내재된 불안감정을 함축된 시각적 언어로 상징하여 표현하고자 했다. 이는 왜곡되고 기형적인 신체구조와 음울한 정서를 유발하는 이목구비를 가진 인간의 형상, 절망과 놀람을 표출하는 기괴한 표정, 과장된 형상의 체모와 신체장기의 묘사, 획일적인 그리드(Grid)와 무의미한 출구가 존재하는 공허한 가상공간 등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시각적 장치들을 보며 감상자가 자신의 내면을 반추해 보기를 희망한다. 그럼으로써 불쾌하고 불편해 보이지만 어딘가 우스꽝스럽고 익숙하기도 한 초상들을 통해, 내적인 불안과 상실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임을 자각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