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M'cube

너는 새로운 우주이거나 찌꺼기

Park Jiyoung

2024.10.02 ~ 2024.11.09
M’cube는 새로움에 대한 열정으로 실험적 영역을 탐구하고 그 한계에 도전하는 영아티스트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Park Jiyoung

전시가 10월 27일(일)에서 11월 9일(토)까지로 연장 되었습니다. 


박지영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전공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동양화전공 학사

 

<전시 약력>

 2024 개인전 <cockleshell(조개껍데기 혹은 작은 배)>, 스페이스 결

 2024 단체전 <환상통>, 갤러리 coso 

 2024 단체전 <LAB>, 라메르 갤러리

 2023 단체전 <Form>, Cica museum

 2023 단체전 <시차(parallax)>, Buronzu gallery (벨기에 리에주)

 2023 개인전 <내 곁에서 사라지지 말아요>, 이화 아트 갤러리

 2023 단체전 <별 뉘>, 이화여자대학교 서울병원 Space B-Two

 2023 단체전 <그라운딩 스터디> 라메르 갤러리

 2022 단체전 <완전하지 않은 풍경>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 Space U

 2022 단체전 <증발하지 않는 물 자국> 이화 아트 파빌리온

 2021 단체전 <이 작품을 주목한다.> 이화 아트 파빌리온

 2020 단체전 <잔류하는 물성> 스페이스 나인

 2017 단체전 <작은 그림전>, 이화익 갤러리

 2017 단체전 <浮飛(뜨기도 날기도)> 이화아트센터

 

 

<작가노트>

 

나는 작업실 한쪽에 굳어서 못쓰게 된 먹의 찌꺼기들을 모아두었다.

그 찌꺼기들은 굳이 발견하기 어려운 곳에서 찾아낸 것, 혹은 남겨진 먹들을 일부러 말린 것들이다. 점점 사용하지 못하는 찌꺼기 조각이 늘어나 작업실이 좁아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나는 자주 이렇게 쓸모없어 보이고, 의미 없어 보이는 작은 잡동사니 같은 물건들을 모으고, 서랍 깊은 곳에 숨겨두었다, 종종 과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여겨지는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증상을 저장 강박이라고 한다. 기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에 기꺼이 자신의 생활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 이유는 무의미해 보이는 반복을 묵묵히 감내하며 분명 대상의 특별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차이는 그 한 대상이 지금, 여기, 꼭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어 준다. 나에게 매번 다른 모양인 단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는 굳은 먹 찌꺼기들 그런 존재였다. 회화의바깥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자연스레 발생한 것들, 목표가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동반되었던 부산물들, 영원할 만큼 단단하지도, 다시 녹여 쓸 수 있을 만큼 유연하지도 못한 찌꺼기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역으로 애착 같은 감정이 생겼다

 

나는 그렇게 작은 차이가 애정으로 전환되는 애틋한 마음이 드는 순간을 몹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대단한 것도 아닌데 버리지 못하는 마음이 결국 애정의 동의어이고, 그것이 사실은 별거 아닌, 그러나 참 별것인 와 내 주변을 지탱하는 한 축이 아닐까. 나에게 저장은 그냥 사라져도 되는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방어적 행위이다.

버릴 수 없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작업은 나에게 이런 오래된 습관으로부터 나아가 쓸모없어 보이고’‘의미가 없어 보이는것 그러나 버리기 힘든 것에서 차이들을 찾고 새로운 이야기를 짓는 일이다. 의미 없어 보이고 하찮은 도처마다 널린 것, 결국 위대해지지 못할 것으로 집을 짓고, 우주로 엮어가는 일이다. 먹의 찌꺼기로부터 온 모양과 감각들을 무리를 지어 서로 경계를 맞대고, 중첩해 가며 스스로 공간을 이루도록 그린다. 만약 이 조각들이 그려진 것이 아니라 마치 콜라주처럼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면 그건 파편들을 위한 나의 작은 속임수다. 작은 속임수로 인해 보는 이들이 그들의 경계를 자세히 보아주길, 화면 앞으로 조금 다가와 주길 유도한다. 먹과 호분, 아교, 백묵 등의 전통 재료를 사용하여 조각들을 관계를 맺고, 서로 경계를 맞대고, 그 흐름에 따라 그 자체로 견딜 수 있는 외부와는 다른 새로운 화면으로 만든다. 그렇게 이름 없는 것들이 쓸모없어 보였던 것들이 서로를 맞대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계속 실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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