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M'cube

Geometric Echoes

Choi Hyekyung

2025.03.05 ~ 2025.04.06
M’cube는 새로움에 대한 열정으로 실험적 영역을 탐구하고 그 한계에 도전하는 영아티스트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Choi Hyekyung

작가노트

 

 

정지된 화면에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모한 시도일지도 모른다. 화면 위에 쏟은 시간도,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그림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던 몸짓도, 이미지에 불어넣은 소망도—결국은 회화의 화면 위에서 건조된 물감으로 '결정화(crystallize)'되기에 실제로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화의 화면은 단지 정지된 상태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전시 〈Geometric Echoes〉는 내면과 세계가 지닌 유동성을 회화적 공간으로 해석하며, 화면 속에 멈춰있는 공간이 보는 이의 지각 속에서 다시 흐르게 될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러한 탐구에서 기하학은 유동하는 관계들 사이에서 가로지르며, 관계와 흐름을 발생시키는 실천적 도구로 작동한다. 이때 기하학은 보편적 질서와 절대적 법칙을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을 연결하고 그 만남이 생성하는 유동적 공간을 상상하게 만드는 매개체에 가깝다. 나는 이를 ‘수행적 기하학(performative geometry)’이라 부르며, 이를 통해 세계를 연결과 생성, 변화와 흐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시는 부딪히는 순간마다 공명하는 메아리처럼 끊임없이 새롭게 재탄생하는 세계를 형상화한다. 질감, 그림자, 깊이감, 물감의 물성 등 회화 고유의 요소를 활용하여 이 유동하는 세계에 자명한 존재감을 부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시적 영역에서 쉽게 간과될 수 있는 불완전하고 연약한 세계가 물리적이고 감각적인 차원에서 현실로 드러나길 희망한다.

〈분사된 궤도 Sprayed Orbits〉는 이러한 개념을 구체화한 작업이다. 원과 사각형 종이를 말아 원뿔과 원기둥을 만든 뒤, 이를 바닥에 눕힌 캔버스 위에 세워 그 안팎에 물감을 분사하여 제작했다. 종이를 휘는 정도를 달리하며 캔버스와 구조물이 맞닿는 경계에 물감의 자국을 남기고, 곡선들 사이 공간의 색을 변화시켰다. 이렇게 삼차원 구조물을 이차원 평면에 사영하는 과정을 거치며, 원이나 사각형 같은 단일한 기하학적 형상이 무한히 변화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골격을 지닌 신체 부위가 몇 개의 관절이 결정하는 직선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심장·자궁·위처럼 연질의 기관은 각 세포가 움직임에 관여하며 곡선적 운동을 만들어낸다. 〈분사된 궤도〉는 이러한 곡선적인 움직임을 떠올리게 하는 유연하고 휘어진 공간을 구현한다. 작업 과정에서 공간이 수축하고 팽창할 때 변하는 공기의 밀도·압력·농도를 상상하며 물감을 분사했고, 인접한 공간의 물리적 성질 차이가 물질이 경계를 넘어 흐르고 섞이게 한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물감의 다양한 색점을 시각적으로 혼합하는 효과를 통해, 경계를 흐리게 하고 파스텔 색조를 형성하였다. 또한, 물감 방울을 겹겹이 쌓아 거친 질감을 드러냄으로써 시각적으로 불분명해 보이지만 촉각적으로는 분명한, 유동하는 공간의 존재감을 구현하고자 했다.

전시 〈Geometric Echoes〉는 차원의 전환, 곡선적 구성, 물감을 분사하는 기법, 그리고 생물학적 은유 등을 통해 유동하는 공간을 회화적으로 형상화한다. 이 공간은 고정된 단일한 실체라기보다, 형상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과정 속에서 드러난다. 나는 이러한 미완의 상태에서 유한과 무한, 정태와 동태, 시각과 촉각, 투명함과 불투명함을 오가며 존재와 세계를 연결하고 생성하는 ‘전환의 힘’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힘이 작동하는 장소로서 회화의 화면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이 전시를 통해 결정화된 이미지가 보는 이의 지각 속에서 다시금 진동하며, 새로운 시간과 운동을 얻어 살아나기를 바란다.

Geometric Echoes

“회화가 지닌 전환의 힘을 통해, 화면 위에 결정화된 이미지가 보는 이의 지각 속에서 다시금 진동하며 시간과 운동을 새롭게 얻어 살아나는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전시 Geometric Echoes에서 최혜경은 회화를 시간과 움직임이 시작되는 장소로 바라보며, 내면과 세계가 지닌 유동성을 회화적 언어로 표현합니다. 작가는 독창적인 기하학적 언어를 탐구하며, 형상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과정, 그리고 공간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전시의 주요 작품인 〈분사된 궤도〉는 차원의 전환, 곡선적 구성, 물감을 분사하는 기법, 그리고 생물학적 은유를 통해 유동하는 공간의 생명력을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회화의 화면을 하나의 살아 있는 지각의 장으로 확장하며, 그것이 공명하는 메아리처럼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공간임을 보여줍니다.

Study of Intraterior

우리는 몸을 감싸는 의복을 고르거나, 삶의 공간을 장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과 정서, 미적 감각을 담아낸다. 이때 ‘장식’은 단순히 시각적 효과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정체성, 생각, 내면의 감정을 외부 세계로 펼쳐내는 행위가 된다. 〈Study of Intraterior series〉는 장식적 요소를 조합하여 공간을 구축하는 방식을 탐구하며, 내면과 긴밀히 연결된 새로운 공간 경험을 모색한다. 이 시리즈는 일상적으로 접하는 직물과 실내 장식 요소들—커튼, 행주, 식탁보, 속옷, 벽지, 데코타일, 바닥자재 등—을 수집하여 기하학적 모양의 판으로 만들고, 이를 조합해 모노프린트 기법으로 찍어낸 판화 작업이다. 색이 아닌 물성 자체를 옮겨내는 방식은 각 소재가 지닌 다채로운 질감을 부각한다. 이로써 공간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촉감의 역할을 강조하고자 한다. 표면에 도드라진 질감은 촉각을 자극하고, 이 원초적 감각을 매개로 내면과 외부 세계를 직관적으로 연결한다. 또한, 판의 종류와 기하학적 배치를 변화시키며 겹쳐 찍는 방식은, 변화하는 내면의 상태를 닮은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공간을 탄생시킨다. 장식은 수동적이고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공간을 정의하는 능동적인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식적 표면에 외화된 정서와 감각은 건축적 구조를 압도하며, 공간을 고정된 틀이 아니라 유동적으로 재구성되는 장(場)으로 전환한다. 이 작업은 우리가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즉, 각자의 내면을 공간 형성 과정에 개입시킴으로써, 미리 정해진 구조를 수용하는 대신, 감각과 직관이 주도하는 환경을 주체적으로 창조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Geo-Drawing series

〈Geo-Drawing series〉는 삼각함수가 그려내는 원과 파동 형태의 펜 드로잉에 잉크와 안료로 채색한 드로잉 시리즈이다. 폭과 중심이 점진적으로 변화하도록 설정된 함수식은 연쇄적인 곡선을 생성하며, 물결치는 파동 이미지를 나타낸다. 원운동의 동경을 x축으로 펼쳐냄으로써, 중심에 결박된 순환적 운동을 무한히 흐르는 확산적 운동으로 전환하는 삼각함수의 원리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이를 통해 원과 파동을 서로 호환시키는 함수의 작용을 존재론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조각난 원을 채우는 다채로운 파동 이미지는 원과 파동, 입자와 에너지, 닫힌 존재와 흐르는 존재가 서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최혜경 

 

학력 

2009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서양화전공 수료 

200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개인전 

2025 Geometric Echoes, 갤러리밈 

2024 Opposite of F, 아트플러그 연수 

2020 이온 러브 Ion Love, 프로젝트스페이스영등포 

2018 가능세계 Possible World,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08 Chick, 아트팩토리 

 

그룹전 

2024 아티언스 대전, 대전예술가의집 모든 시공간의 예술, 전시공간 

2023 매직 프린터, 전시공간 

2021 현대미술 알아보기, 아트앤드림 고민정원, 57h갤러리 

2020 아트인터뷰, 수에뇨339 

2019 생생화화: 가능성의 기술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발신자 조회,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18 밤을 잊은 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17 고무고무 - 열 여섯의 움직이는 기술, 서교예술실험센터 

2015 Living with Pop, GS칼텍스 예울마루 

2010 Departopia, 롯데갤러리

     ​수퍼 히어로즈, 롯데갤러리 

2009 향, 영원과 향유,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Art road 77- with art · with artist!

     ​의정부 부대찌개 49인분, 의정부 예술의 전당

     ​쾌락원칙 - 문화일보갤러리 기획공모선정 전시, 문화일보갤러리

 

레지던시 및 선정 

2024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지원 시각 창작준비 선정 

2023 아티언스 대전 선정, 대전문화재단 

2022 소마드로잉센터 16기 아카이브 등록작가 선정 

2020 전시 지원 작가 공모 선정,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2019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 유망작가 선정 

2018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아르코 신진작가 워크숍, 아르코 미술관 2009 문화일보갤러리 기획공모 선정, 문화일보갤러리 

 

작품소장 

경기문화재단 

 

 




SELECTED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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