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연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2023 이화여자대학교 동대학원 서양화전공 박사 입학
2020 이화여자대학교 동대학원 서양화전공 석사 졸업
2017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전공 학사 졸업
SOLO EXHIBITION
2024. 5.22-6.16 <Karma>, 갤러리밈, 서울
2023. 12.22-2024.01.02 <A/P. Searching for Karma>, 인디프레스갤러리, 서울
2023. 10.12-11.11 <Searching for Karma>, OCI 미술관, 서울
2022. 10.21-11.2 <샤덴프로이데의 초상> 릴레이 개인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21. 6.26-7.5 <Guilty Pleasure: 환상몽타주>, 삼각산 시민청, 서울
2021. 1.13-2.21 <J의 역습>, 갤러리밈, 서울
GROUP EXHIBITION
2023.12.19-2024.2.28 <관계하는 파편들>, 이대서울병원 2F ART CUBE gallery, 서울
2023. 9..21-11.26 <자아(自我) 아래 기억, 자아(自我) 위 꿈>,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23. 6.14-18 <Drawing-Growing>, 탈영역 우정국, 서울
2023. 5.4-7 <2023 ART BUSAN>, Artshow Busan BNK 특별전, 부산
2022. 9.19-9. 23 <제 6회 BNK 부산은행 미술대전> 대상전, BNK 부산은행 갤러리, 부산
2022. 8.5-9.18 <겸재 내일의 작가>, 겸재정선미술관, 서울
2022. 6.2-7.3 <X와 Y의 미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22. 6.2-7.3 <다시점 풍경>, 화성문화재단 동탄아트스페이스, 화성
2021. 11.27-12.11 <마스커레이드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21. 11.13-14 <텅 빈곳_새집의 모양>, 서울문화재단 예술청, 서울
2021. 10.08-11.06 <이면의 공간>, 제 22회 단원미술제 단원미술관, 안산
2021. 6.10-23 <실종 감각: 상실, 몽타주, 팬텀>, Gallery 175, 서울
2020. 9.22-10.31 <환경설정 Media, Configuration Setting>, 성북예술창작터, 서울
PRIZE
2022 <제 6회 BNK 부산은행 미술대전> 대상 수상, BNK 부산은행 갤러리
2022 <제 21회 겸재 내일의 작가> 수상, 겸재정선 미술관
2021 <마스커레이드전> 수상,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21 <제22회 단원미술제> 수상, 안산문화재단
2021 <을지 아트페어 프라이즈> 수상, 중구문화재단 을지아트페어
FUND
2024 <RE:SEARCH>, 서울문화재단
2023 Arko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RE:SEARCH>, 서울문화재단
2021 <텅 빈곳_새집의 모양> 공간실험 프로젝트, 서울문화재단 예술청
2021 <SEARCH 예술적 거리두기 해제법>, 서울문화재단
작가노트
우연히 무협지 소설을 접하면서 허무맹랑한 판타지 세상에 빠지게 되었고, 다큐멘터리, 무협지, SF소설 속에서 시대변화를 감지하게 되었다. 납득할 수 없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힘과 에너지’, ‘동 서양의 초현실적 현상에서 알 수 없는 것을 찾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이미지를 재가공하고 중첩된 색채와 조각난 도상, 그리고 흔적처럼 자리한 패턴들로 구성된다. 이를 테면, 제물을 태우는 제단, 주물로 뜬 사물, 용과 여의주, 눈이 여러개 달린 조류와 같은 것들이다.
나는 가려진 것, 은폐된 진실을 찾아나가는 탐정처럼 동 서양 속 무협지, 설화, 판타지 장르에서 현실과 대응되는 소재 혹은 상황을 수집하여 도상화한다. 이 도상들은 가상의 텍스트 속 에서 얻은 삶에 대한 교훈적 상징을 의미한다. 그래서 동양을 대표하는 무협지와 서양을 대표하는 SF 장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식하고, 자연에 위해를 가하는 인간 문명 혹은 속임수가 만연한 상황에서 초자연적인 마법의 힘으로 원하는 세상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가상의 공간을상상한다. 판타지도 그 나름이지만 ‘기’라는 개념은 동양의 무림인에게 내공과 같은 것이고, 서양에서는 마법의 힘처럼 ‘초능력’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들이 현실에서 이뤄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상상과 함께 내가 살고 있는 불합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MZ세대에 맞는 회화적 언어로 재해석 한다.
내 머리속에는 무협지, 판타지, SF장르 등의 하위문화에서 연상하여 시각적 이미지로 구현하는 도상이 부유한다. 나의 머릿속이나 무의식 속에 있는 이미지는 종이나 캔버스 등 화면에 옮겨지는데, 한 화면 안에 등장하는 반복적이고 다양한 형상을 짜깁기나 패치워크라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기존의 소재와 내가 변형한 소재를 모두 가지고 온 측면을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나의 화면 속 이미지에는 마치 고대벽화처럼 그려지고 또/ 다시 그려지는 시간의 두께가 기록된다.
전시서문
보아라, 들어라, 태워라 (홍예지 미술비평가)
보는 눈이 있다. 사방팔방에. 그 눈은 너의 탄생과 죽음을 지켜본다. 너의 결정에 의해 하나의 차원이 열리고 다른 수많은 차원이 닫힌다. 너의 삶은 생중계된다. 온 우주가 관람객이다. 한 순간 뒤에 오는 다음 순간, 그 다음 순간, 또 그 다음 순간. 계절의 순환에 따라 저절로 피고 지는 꽃처럼 한 생애가 피고 진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너는 모른다. 너는 이 세계에 뚝 떨어진 초심자가 아니다. 너와 이 세계는 구면이다. 너희는 여러 번 만났다. 만날 때마다 예외 없이 서로에게 상처를 줬다. 여러 생에 걸쳐서. 너는 쉽게 잊는다. 네가 무엇을 했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너는 보지 못한다. 너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바로 그 순간에, 원인과 결과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로 존재한다는 것을. 오직 일어남이 있을 뿐이다. ‘어떤 것을 하기로 한 결정’과 ‘그것을 실행하는 행위’와 ‘행위의 결과’는 “동일한 과정의 나눌 수 없는 측면들”이다.[1] 이것이 카르마의 본래 의미다. 예지력은 그 관계성을 한눈에 알아보는 능력이다. 즉 행위를 제대로 보는 눈이다. 이 한 점에서 무엇이 시작되는지, 무엇이 밀려오는지 꿰뚫어보는 지혜다. 그러니 눈을 씻어라. 유심히 보아라. 너의 내면에 이는 파문(波紋)을. 영혼에 깊이 새겨진 물결(波)-무늬(紋)를. 이 무늬는 패턴이다. 습관처럼 굳어진 무엇이며, 과거의 내가 깔아 둔 자동 실행 프로그램이다. 주의를 기울여라. 알아차리지 않으면 영원히 반복하게 된다. 반복이 고통을 낳는다. 박서연의 그림에 나타난 수많은 눈이 목격한 진실이다. 스텐실처럼 반복해서 찍어 낸 고통의 문양들을 보아라. 다른 이가 아닌 너의 손자국이다. 윤회의 바퀴자국이다.
저 깊은 바다에서 고래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고래의 영혼은 살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고래는 인간과 단단히 얽혀 있다. 이 얽힘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다시는 바닷물이 핏빛으로 물들지 않도록. <기(氣)를 승화시키는 법> 연작은 고래의 한을 달래는 주술적 그림이자 신성한 의식이다. 고래의 몸에 꽂힌 작살을 빼내어 상처를 치료하고, 향을 높게 피워 올린다. 연기 사이로 무수한 고래의 영혼이 겹쳐 보인다. 하나의 죽음이 또 다른 죽음과 포개어진다. 귀가 있어도 듣지 못했던 이여, 막힌 귀를 뚫어라. 들어라. 한 고래를 그리워하는 다른 고래의 애달픈 울음을. 슬픔은 거리를 초월한다. 수백 킬로미터를 가로지르고 수백 년을 관통한다. 바다에 진동하는 업의 노래를 들어라.
무엇을 찾고 있는가? 무엇을 듣고 있는가? 박서연의 그림은 진중한 물음이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내면의 소리를 무시한 채 살아가는 너를 깨우는 알람이다. 어제와 똑같은 행위를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지 말라. 태워라, 그 구속의 끈을. 과거로부터 상속받은 행위를. 자유의 자식이자 어버이인 너, 지금 새로워질 수 있다. 매 순간 달리 시작할 수 있다. 기나긴 연쇄의 끝에서 변화의 바람이 분다. 손끝을 맴도는 시원한 공기를 느껴라.
[1] 앤드류 올렌즈키, 『붓다 마인드: 욕망과 분노의 불교심리학』, 박재용·강병화 옮김, 올리브그린, 2018, p.201.
Behold, Listen, and Burn (Hong Ye Ji, Art Critic)
Eyes that see. They are everywhere. The eyes are witness to your birth and death. Your decision opens a dimension and closes many others. Your life is streamed live with all the universe as its audience. A moment after another, and after another, and after another. A life flourishes and perishes like a flower that blooms and falls in the cycle of the seasons. You do not know. This is not your first time being here. You have met this world. In fact, you have met many times before, during which you have hurt each other in every instance. Throughout different lives, you forget easily. What you have done and what happened; you do not see. You do not see that, precisely in the moment of actions, the cause and effect exist as an inseparable one. There is but a happening. The ‘decision to carry out an action’, the ‘execution of the action’, and its ‘consequence’ are “inseparable aspects of the same process”[1]. Such is the original meaning of karma. Prescience is an ability that oversees this relation. It is, in other words, the eye that penetrates the action; a wisdom that pierces into the beginning and the end of a point. So wash your eyes and look closely, at the ripple that waves within you. Examine the patterns of the waves. For the pattern is a deeply rooted habit, an automatic software you have installed in your past. Pay attention, as if you do not notice this time, it will recur eternally. Repetition gives birth to pain. This is the truth that many eyes from Park Seo Yeon’s paintings witnessed. Behold the patterns of pain repetitively stamped like stencils. It is your, and not others’, handprint. It is the skid mark of samsara (reincarnation).
From beneath the deep sea, a whale’s cry is heard. Its soul still carries the memory of destruction. Whales are intertwined with men. How can we untwine this relation? How do we not let the ocean turn red again? How to Sublimate Qi (氣) series is a shamanistic painting offered to the resentful soul of the whale and a divine ritual. Taking out the harpoon to heal the wound and lighting the incense. Numerous souls of the whales are overlapped and seen between the smoke that rises high. One death overlaps with another. Those who could not hear, open your ears and listen. Listen to the lamenting cries of a whale that misses other whales. Sadness transcends space and time. It transgresses hundreds of kilometers and penetrates hundreds of years. Listen to the song of the karma that reverberates beneath the surface.
What are you looking for, and what are you listening to? Park Seo Yeon’s works raise serious questions. It is an alarm that wakes you up from your slumber of inattentiveness to others’ words and indifference to your innermost sounds. Do not expect a different outcome in spending the same yesterday. Burn the string of restraints, the inherited actions from your past. You, the child and the parent of freedom, can start anew here and now. Every moment, you can start anew. The wind of change blows at the end of the interminable cycle. Feel the cool air that touches the tip of your fing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