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be
털이 무성한 밤들
박은하
2019.08.21 ~ 2019.09.22
M’cube는 새로움에 대한 열정으로 실험적 영역을 탐구하고 그 한계에 도전하는 영아티스트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박은하
*전시가 9월 22일 일요일 까지 연장 되었습니다.
박은하 Yuna Park
2007 고려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 전공 졸업
개인전
2019 ’털이 무성한 밤들‘- 밈 갤러리, 서울
2017 ‘폐쇄적 써클’- 공근혜갤러리, 서울
2015 ‘완전한 유물’-미메시스 아트 뮤지움, 파주
2014 ‘완전한 유물’- Treasure Hill Artist Village, 타이베이, 대만
2012 ‘모르는 얼굴’- GYM 프로젝트, 서울
2011 ‘안과 밤’- 자하미술관, 서울
2010 ‘이 사람을 보라’- 가나컨템포러리, 서울
2008 ‘The Planarian Realm'- 관훈갤러리, 서울
2007 ‘Planarian Flood'- 진흥아트홀, 서울
1인 기획전
2010 ‘달리는 욕망의 주체들-세오 월페인팅 프로젝트-’- 세오갤러리, 서울
2009 ‘新식민지’- 갤러리현대-윈도우갤러리, 서울
2인전
2016 ‘拾貳‧不設限 2: Yuna Park& Siang-Syuan Zeng’- HAOHAUS gallery, 신추시, 대만
2015 ‘심감도-박은하, 허수영’- 스페이스K, 과천
2013 '신화의 이면-박은하, 편대식'- 백공미술관, 인제
2013 ‘Nella Fantasia-박은하, 한조영’- 포월스 갤러리, 서울
2012 ‘P.S.B. 11기 박은하, 임선희’- 스페이스 캔, 베이징
2009 ‘Still&Stream-박은하, 홍승현'- 프라이어스 갤러리, 서울
주요 그룹전
2019 ’PAR 2019’- Pienkow Art Gallery, Lipinki, 폴란드
2019 ’풀이 선다‘-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2019 ’포커스 온 안양(안양문화예술재단)‘-평촌아트홀, 안양
2018 ’낯, 가리다‘-성남아트센터 반달갤러리, 성남
2017 ‘Merry-go-round’-신세계갤러리, 인천
2017 ‘MAKESHOP TOP 10’- 메이크샵 아트스페이스, 파주
2017 ‘다빈치를 따라가는 생각여행’- 함양문화예술회관, 경남 함양
2016 ‘오늘도 좋은 하루: 경기 신진작가 작품공모 선정작 전시’- 굿모닝하우스, 수원
2016 ‘2015 플랫폼 아티스트: 6기 입주 작가 결과보고전’-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6 ‘Contact Chatter’-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전시실, 서울
2015 ‘전문예술 창작발표 지원: 생생화화-시간수집자’-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5 ‘국립현대미술관 해외문화원연계전시: 폐허에서’-주상해한국문화원, 상해, 중국
2015 ‘소마 드로잉_무심‘展, 소마미술관, 서울
2015 '글과 그림 사이'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5 ‘아트 프로젝트 울산’-대안공간 42, 울산
2015 ‘경험의 공기: 고양레지던시 국제교환입주 보고전’- 국립현대미술관 교육동, 서울
2014 ‘변신하는 아일랜드’- NEFS 아트 갤러리, 서울
2014 ‘적재적소(積材積所)’- 고양레지던시 전시실, 고양
2014 ‘INTRO- 스튜디오 입주작가 소개전'- 국립현대미술관 교육동, 서울
201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진예술가 페스티벌’- 아르코 미술관 스페이스 필룩스, 서울
2014 ‘NAS(Namu Artist Show) 2014’- 나무 모던&컨템포러리 갤러리, 서울
2013 ‘제4회 광주아트비전-고백의 정원’-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2013 '정전60년기획 평화미술프로젝트-백령도_525,600시간과의 인터뷰展'-인천아트플랫폼
2012 ‘신소장작품 2011展’-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외 다수
프로젝트 팀 <기슬기·박은하>전
2018 오늘 아무도 없었다 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2017 ‘ERROUR: ZK/U Residency 귀국보고전’- 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 인천
2016 '간객(看客): 그다음은 말할 수가 없읍니다'- 인천아트플랫폼B, 인천
2016 'One-way'- 룬트갤러리, 서울
2015 '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인천아트플랫폼G1, 인천
수상&기금
2017 문화예술사업지원, 인천문화재단
2017 예술작품지원, 서울문화재단
2016 예술표현활동지원, 인천문화재단
2016 문화예술 역량강화지원, 인천문화재단
2015 전문예술 창작발표 지원사업-경기문화재단
2013 소마 드로잉센터 아카이브 작가-소마미술관
2009-2010 제1기 AYAF (Arko Young Art Frontier)-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09 제9회 송은미술대상 입선
2008 제30회 중앙미술대전 선정
2008 NArT (New Artist Trend)-서울문화재단
2007 퍼블릭아트 신진작가-월간 퍼블릭아트
소장
경기도미술관 2016/ 광주시립미술관 2012/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2016, 2019/ 대전 대덕연구단지 2006/ 미메시스 아트 뮤지움 2015/ 백공미술관 2011/ 서울시립미술관 2011/ Francis J. Greenburger Collection(U.S.) 2016/ Marek Maria Pienkowski Foundation 2019 등
작가노트
털이 무성한 밤들 Furry Nights
이번 전시에서는 주로 유년의 단편적인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과 타인을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현상들과 관계 맺는 상황들을 털이 무성한 밤들 Furry Nights 이라는 연작으로 다루고 있다. 독일의 일부 지역에서는 연중 가장 추운 묵은해와 새해 사이의 12일간 동물들의 털이 많이 자라기 때문에 ‘털이 무성한 밤들(Raunacht)’이라 부른다고 한다. 혹독한 추위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털을 풍성하게 하는 동물의 본능은 인간의 생존본능과 다르지 않다. 특히 어떤 것에도 선택권이나 결정권이 없는 영유아기를 포함한 아동기의 인간은 성인(부모)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정신적, 신체적으로 유약한 상태에서 자신을 스스로 지켜낼 방편이 거의 없기에 무의식적으로 심리적 방위기제를 작동한다. 나는 이 기제들 가운데 소위 ‘은폐기억 Screen Memory’이라 불리는 개념을 춥고 긴 겨울밤을 대비해 온몸의 털을 풍성하게 세우고 스스로를 지키는 짐승의 웅크린 시간에 비유하여 이번 작업을 설명하고자 전시의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전의 연작 결정지을 수 없고 버릴 수도 없는 에서는 밤을 배경으로 숲과 바다에 버려진 여러 물건을 소재로 활용했고, 이번 털이 무성한 밤들 에서는 파헤쳐져 바짝 마른 나무의 뿌리나 시든 꽃, 죽은 새나 거리의 개와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2013년경부터 자주 그리던 재개발 지역의 풍경이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내가 그물과 밧줄이라는 소재에 매료되었던 것처럼, 죽은 나무뿌리나 쭈그러진 꽃이 가지는 복잡한 구조의 형태들 또한 나의 이목을 끌었다. 이는 폐허가 주는 퇴폐미와도 닮아있다. 새, 개, 혹은 물고기 따위의 동물들도 내 기억의 일부를 재현하거나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도구적 소재로써 활용하고 있다. 어떤 대상이 직관적으로 나의 관심을 끌면 바로 그림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몇 년 동안 같은 이미지를 수없이 습관적으로 떠올리고 그 이미지가 자연스레 나의 기억이나 경험들과 연결되는 과정에서 특정한 의미를 띄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림의 소재로 등장하게 된다. 소재를 숙성시키는 시간은 형식적인 구조를 다양한 방향으로 조합해보는 반복적인 방식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2011년 개인전 안과 밤 에서부터 ‘밤’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그림에 끌어들였다. 하지만 그간의 그림들에서 나는 밤보다는 어둠이라는 시각적 폐쇄감을 표현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는 ‘안’이라는 내부의 밀폐성을 포함하기도 한다. 각종 쓰레기로 뒤덮인 채 철거를 기다리는 빈집은 이미 그 자체로 커다란 폐기물에 불과하지만, 그 어둑하고 비릿한 공간은 여전히 일종의 온기를 품고 있다. ‘망가진 꽃밭’이라고 여겼던 가족의 풍경 속에서 마침내 빠져나오기 직전의 대상은 죽은 형상임에도 벗어나려는 의지로 생생함을 발한다. 대상을 붙잡으려는 폐허의 망가진 온기와 이를 뿌리치고 사멸을 거부하는 대상과의 줄다리기가 약한 긴장을 풍긴다.
기억의 해상도는 축적된 시간에 반비례한다. 기억을 해석하는 스펙트럼은 숙주의 나이에 정비례한다. 그러나 어떤 사건이나 정황에 대해 기억하는 감정은 꽤 온전하다. 감정에 대한 생각은 바뀔 수 있지만, 감정 자체는 상흔이다. 나는 이 흔적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채집하게 되는 개인과 사회의 상관 구도를 그려내고자 한다. 감정에 몰입할수록 형태를 잃는다는 귀결에 대해서는 형식으로 감정의 재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무형한 것을 유형화하는 일은 결국 체제나 형식의 개입에서 시작한다. 이번 전시는 은폐했던 유년의 기억을 생명을 다한 동식물들과 거리의 인물들을 소재로 캔버스에 재구성하면서 실재와 허구가 뒤섞인 상징적인 개인 내부의 정황들이 공간 전체에 하나의 풍경을 이루며 중첩되도록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