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be
redefined scenery
김미선, 이은경
2021.09.15 ~ 2021.10.03
M’cube는 새로움에 대한 열정으로 실험적 영역을 탐구하고 그 한계에 도전하는 영아티스트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김미선, 이은경
사진: 김미선
그림: 이은경
기획 글/디자인 : 정윤진
인파 가득한 길의 고요한 아침을 담은 사진과
시야를 가로막은 산이라는 실체를 묵묵하게 채워낸 그림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는 것은 실제 대상이 달라진다기보다 그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자리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환경에 대한 스스로의 배치가 달라질 때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변화한다. 그렇다면 이질적인 것은 환경인가 그 환경 속에 나인가?
바라보는 풍경이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익숙함에게 연유를 묻고 낯선 것에서도 이유를 찾는 일.
두 작가의 시선에 닿은 것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바쁜 서울의 조용한 새벽, 종로구 북촌 골목골목 익숙한 모퉁이에서,
평평한 땅 위에 솟아 오른 산이라는 낯선 지형에 대해서,
무엇이 그들을 서툴게 만들었을까. 시선과 발걸음이 멈추어야 했을까.
어떤 장소, 대상이 생경해지는 이유는 그것의 낯 섬에 있어서가 아니라
바라보는 사람이 그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놀랍고 어색한 바로 그 감각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김미선 작가의 사진은 하루 종일 수많은 이가 오가는 종로구 북촌의 한적한 순간들이다. 빈 골목, 건물의 외관, 기와지붕 위로 솟은 나뭇가지와 잎,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상점의 창, 아무도 앉지 않은 벤치, 등을 돌리거나 누워있는 불상들. 지루한 아침을 맞는 길고양이처럼 분주한 낮과 밤엔 쉽게 눈에 뜨이지 않는 소소한 것들이다. 작가가 눌러 담은 조용한 시간들은 새로운 배열 속에 각각의 자리를 만들어낸다. 골목 어귀와 조형물에 닿은 시선은 적당한 온도가 되어 번지고 장면과 장면으로의 연장, 변주, 안과 밖으로 확장되는 실험들은 운동과 파장이 되어 자신이 바라보던 풍경을 바꾸어 나간다. 달라진 풍경들은 금세 가까워졌다가 사라질 듯 생경해지고 만다.
김미선_ 미술을 사랑하기에 작품을 모으고 작품을 만나러 가는 길 위에서 자신의 작업을 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이은경 작가의 그림들엔 지독한 눈싸움의 흔적들이 가득하다 산을 매섭게 바라보고 있는 작가의 눈빛과 갈피를 잃은 붓이 지나다닌 광경이 캔버스마다 가득 차 있다.산이라는 낯선 대상 앞에 무력함을 느꼈단다. 그리는 일은 익숙하지만 산이라는 정체는 막막했다. 광활한 아프리카에서의 유년시절, 세네갈의 다카는 주로 평지였고 청소년기를 보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불쑥 솟은 푸른 지형 따위를 본 적이 없었다. 한국에 와서야 산을 만났지만 작가의 시야에 차올라 그것을 그리기로 마음을 먹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잘 모르는 것을 그리는 것은 겁나는 일이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것보다 보이는데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모르는 대상을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관성을 깬 피사체를 프레임안에 가둔 채 벌인 엎치락뒤치락 씨름 한판이 생생하다. 익숙한 자신의 문법을 벗어나 낯선 것을 마주하며 벌인 실험들이 흥미롭다.
이은경_오랫동안 그림을 그렸고 더 오래오래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을 모두 담아내는 작가이려 한다.